2천년대 중반부터 일하기 시작한 여행사. 여행사이다 보니 여행자들 곁으로...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발을 디딘 여행자거리. 그러나 근래들어 근무지가 한국인 밀집 거주지역인 푸미흥이다 보니 또한 자연스럽게 멀어진 여행자거리. 더군다나 최근엔 미국가서 살아보겠다고 길을 나선 이후부터 더더욱 찾아갈 이유가 없어진 여행자거리 데탐과 브이비엔. 그랬던 곳을... 미 대사관의 인터뷰를 얼마간을 대기상태로 기다려야 할런지를 몰라 답답하기도 하고 주머니가 휑하고 은행 통장의 무게가 가벼워지기도 해서 아르바이트라도 하자 싶어 요즈음 여행자거리를 다시 찾아들게 되었다.

 

많이 변했다. 알록달록해진 거리. 낮에도 상당한 외국인들이 서성거리고 밤이면 쿵꽈광거리는 음악소리와 여행객의 시선을 빼앗으며 몸으로 호객을 하는 바(Bar)에 근무하는 젊은 아가씨들의 코맹맹이 소리. 그런 소리에 취하여 함께 소리지르는 즐비한 여행자들로 인해 데탐과 브이비엔은 활발하고 활기가 넘쳤다. 그러하다 보니 금요일저녁부터 시작되는 주말저녁은 아예 여행자거리에 자동차가 들어올 수가 없도록 경찰들이 길을 막아서곤 했다.

 

변했다. 많이 변했다.

우중중한 옴 카페들이 산뜻한 카페나 일상용품점들로 변모했다. 우중중하고 어둑하고 음침하기도 했던 곳, 그런 곳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현지화된 듯싶고 뭔가 야리꾸리함과 끈끈함이 스며들곤 했는데... 반듯해진 거리를 이루는... 양복을 입고 차를 한잔 마셔도 될성싶은 깨끗하고 여행의 느긋함을 누릴 수있을 카페 혹은 편의시설들로 바뀌었다.

 

쉽게 찾아지는 24시간 편의점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상당한 숫자의 편의점들이 들어섰다는 것이다. 허리를 숙이고 들어가야, 아무렇게나 진열된 상품을 피해 트위스트를 추며 상점안으로 들고 나야할 정도로 비좁은 현지인의 구명가게. 십중팔구 바가지 쓰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가격 흥정을 하여야 했던 현지인의 그런 곳은 다 어디가고 질서정연하게 진열된 상품들엔 아예 가격표가 떡하니 붙어 있고 간단한 영어로의 문답이 가능한 젊은 직원들이 근무함으로 인해 흥정과 상품의 청결도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도 되는 현대적 구멍가게 이른바 편의점이 여행자거리에 들어서고 지금은 이른바 편의점 전성시대를 이루고 있다. 그 선두엔 사이클이라는 편의점이었다.

 

여기저기의 편의점 모습

십여년 전만해도 이곳엔 편의점이란 없었다. 늦게 문을 열곤 일찍 문을 닫는 현지인 구멍가게가 두어곳 있었을 뿐이었다. 그런 곳에 리멤버투어가 직영했던 '999' 24시간 편의점이 최초로 들어섰고... 그때 리멤버투어 돈 많이 벌었드랬다. 1년사이 리멤버투어가 999 편의점을 3개로 늘리는 동안에도 구멍가게는 그대로 있었고 편의점들은 아직 들어서질 않았드랬는데...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더니 여행자거리의 구명가게들, 허리굽은 할머니가 찾아든 손님을 시쿤등하게 맞이하며 구석구석을 뒤져 원하는 상품을 신기하게도 찾아내던 그런 것은 다 어디가고 꺌끔하게 진열된, 해서 고급스러워 보이는 상품들. 젊어서 아름다운 이들이 손님을 맞이하고... 그런 곳으로 변했드란 말인가?

 

사하라 퍼블릭 바

10여만에 변한 것은 구멍가게 뿐만이 아니었다. 위 사진에 등장하는 바는... 내 즐겨가던 피자집. 점심엔 피자 뷔페를 저렴하게 펼치는 통에 자주 찾았든 식당이었는데 지금은 바로 변했다. 그러고 보면 많던 식당들이 바로 변모했다는 느낌이다. 그 흔하디 흔한, 정체불명의 음식을 쏟아내던 식당들은 또한 다 어디로 가고 한때 경찰의 단속으로 인해 몇곳 있던 곳마져 모두 문을 닫었드랬던, 그래서 옴 카페가 최선이었던 이곳에 바가 이곳저곳 가장 흔한 곳이 되었다. 그런데 위 사진속의 바의 이름이 사하라란다. 사하라. 여행자거리를 도듬고 있는 팜응라오에선 아주 유명했던, 전설과 같은 이야기를 아직도 나누곤 하는, 15여년전 약간의 끼가 있는 여행자라면 으례껏 찾아드는, 휘청거리는 사람. 흐느적거리는 사람. 먹을 것을 찾아 회색눈 희번떡거리는 하이에나 같이 젊은 아가씨를 흩던 붉어진 눈동자를 지닌 사람... 조신하게 살던 한국인에겐 낯선 외국풍의 바였다. 그때는 시내쪽의 아포칼립스. 데탐 초입 부분의 로스사이공 그리고 사하라라는 바가 밤문화를 이끌어가고 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드랬다. 물론 나에게도 때론 썩은 미소를 짓게하는 추억을 몇개씩이나 갖게 한 곳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이곳저곳에 흔하게 있는 바들의 모습

대부분의 바들이 여러 가게(보통 1개 가게의 넓이는 4미터정도)들을 하나로 묶어 크게 차려져 있다. 그리고 예전의 바처럼 어깨 굵은 남정네들 몇이 좁다란 문앞을 지키던, 그 어째같은 이들이 열어주는 묵직하고 두툼한 문으로 들어서면 어둑하고 칙칙하고... 술냄새와 대마초가 섞인 담배냄새 그리고 여인들의 짙은 향수 냄새가 가득했던 곳. 바로 옆사람과 말하는 것도 소리질러~ 를 해야할 정도로 큰 굉음의 음악과 몇발걸음 떨어진 곳의 아가씨 얼굴을 분간할 수없을 정도의 어두움을 지녔던 곳과는 달리 앞쪽이나 옆쪽의 벽면을 허물었는가 하면 밝고 휘왕찬란한 조명, 통일된 복장을 갖춘 종업원들. 언뜻보아 큰 식당처럼 보일 수도 있는 곳이나 해가 떨어지고 나면 쿵꽝거리는 음악에 맞춰 야리한 옷차림의 어린 처녀들이 흐느적거리며 길가는 여행자를 호객하곤 한다.

 

탄이라는 양복점

그런 가운데서도 변한듯 변하지 않고 자리를 지키는 곳도 있었다. 위 사진은 전통의 양복점으로 여행자 거리를 비롯, 사이공에서 가장 잘 나가던 양복점으로 종종 베트남 멋쟁이들이 찾아와 맞춤 양복을 주문하곤 했던 곳이다. 그러나 그러했던 이곳도 세월의 무게, 적자의 부담이 컸는가? 지금은 호텔을 겸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서도 가업으로 이어져 오던 양복점만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이 대견하다 싶었다.

 

콩 카페

여행자들 입에 오르기 시작한 공카페. 젊은 한국 사람들이 내게 찾아와 '이곳에는 콩 카페가 없느냐?'라고 묻기도 한다. 콩 카페. 물담배와 대마초(베트남에서 불법이 아님으로)를 자유롭게 즐길 수있는, 순도 높은 제대로 된 베트남 커피 맛을 음미할 수 있는 곳이다. Bar 다운 바초자 자리잡지 못하게 했던 이곳인데 버젓하게 콩 카페를 비롯, 반나의 옷차림을 한 처자들이 있는 바가 들어섰으니...

 

브이비엔 삼거리 이후 지역

데탐거리와 엇갈려 길게 늘어진 브이비엔 거리. 같은 브이비엔 거리임에도 데탐쪽으론 화려하고 활발한 모습을 지녔으나 같은 거리임에도 이곳부터는 어둡고 여행자거리와는 생판 다른 현지인 분위기가 묻어나던 곳인데... 이곳마져 활기가 넘치며 뭣하는 곳인지는 몰라도 숱한 간판들이 여행자들의 호기심을 갖게 한다. 그만치 여행자가 많이 찾아들고 찾아든 만큼 거리가 확산되고 있는 게다.

 

길거리 카페

자동차가 지나갈 수 없는 미니호텔들이 줄비한 골목이지만 이런 좁은 공간이라도 활용하려는 현지인들의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들어차고... 정겨운 남녀들은 복잡한 큰길보다는 한적해서 서로 대화하기 적당한 이런 곳을 선호하지 않을까 싶다. 또 이런 곳이 오히려 서비스가 좋으리라 싶다.

 

풍남버스 호치민 사무실

한때 노랑버스로, 호치민에서 무이네-나짱행 침대버스로 유명했던, 지금은 탐한이나 뭐... 수도 없이 생겨난 버스회사로 인해 뒷전으로 밀려난 풍남버스. 탑승자들의 가방을 실어야 할 화물칸에 사람만큼이나 화물을 채워 겉으론 승객을 태운 버스지만 속으론 화물로 가득한 그런 편법으로 널리 알려진... 해서 사무실 공간 이곳저곳엔 화물이 가득했다. 그러다 보니 외국인들 사이에 소문이 나돈 탓에 지금은....

 

또하나 우우죽순처럼 생겨난 것은 마사지 샵들이었다.

한 때는 여행자거리의 마사지 하면 비엔동호텔의 사우나를 겸한 마사지 센터가 그리도 유명하고 장사가 잘되어 젊고 예쁜 마사지 걸이 많았드랬는데 지금은 몇발작 걸으면 등장하는 마사지 호객행위가 번잡할 정도로 이곳저곳. 과연 저런 곳에서 제대로 마사지를 할 수나 있을까 싶은 그런 마사지 걸들이 호객행위를 하곤 했다. 겉으로 내건 가격은 파격적이지만 실상은 그러하지 않음이라고 한다.

 

팜응라오 공원

그래도 그럼에도 건너편 공원은 아직도 그대로 여전했다. 조금도 변함이 없었다.

고만한 나무들. 늘 같은 화초들. 모든 것들이 변함에도 예전의 것을 그대로 지니고 있었다.

 

그 한켠 길가쪽으론 행상들이 늘어났을 뿐이다.

 

김카페

베트남 서양식 퓨전음식으로 유별났던 김카페. 먹을 만한 곳을 찾는 여행자에게 서슴치 않고 길안내를 했드랬던 김카페가 본연의 여행사로 돌아간 모양이다. 전쟁이 한참이던 시절부터 지금 이자리에 김카페를 차려놓고 간혹 찾아오는 여행자를 위해 간단한 음식을 팔던 것으로 시작된 김카페. 먹는 장사가 잘되다 보니 여행사는 접고 식당으로만 주력하였드랬는데 몇년만에 찾아오니 식당은 온데간데 없고 간판은 그대로지만 안의 내용은 완전 달라졌다. 본연의 여행사로 전환한 모양이다. 그리고 식당 종업원들의 숙소 및 쉼터로 사용했던 윗층들은 퍼 사이공 호스텔... 숙박업소로 바꿨는가 보다.

 

그래도 이집 만끔은 그대로 남아있다.

이태리 식당이지만 맥시칸 음식도 취급하고 있어서...

몇 안되던 멕시칸 음식을 맛볼 수있는 곳이고 떡판이 얇은 손바닥한한 피자가 맛있던 곳이다.

 

무궁생활 선물가게

무궁생활 등등의 한글을 버젓하게 그려 넣고는 중국인이 경영하는 짝동 한국 기업. 몇마듸 한글과 종업원들의 '어서오세요''감사합니다'라는 어설픈 한국어로 인해 베트남 사람들을 비롯한 한류에 빠진 아시아권 관광객은 한국사람에 의하여 한국제품이 진열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실상은 중국 사람이 주인이며... 비싸도 질이 좋은 한국 제품은 없고 중국 혹은 대만이나 싱가포르 제품이라고 한다.

 

인형뽑기 집

한국에서 성업한다니 이곳도. 주체할 수없도록 돈이 많으신 분이...^^

 

이곳은 걸어가는 길이라는 표지.

이곳은 여행자들의 '걸어다니는 길'이라는 표지. 즉 차량과 오토바이는 들어설 수가 없다는 곳이다. 그럼에도 베트남인들의 발인 자전거는 물론 매연 그윽한 오토바이는 버젓히 들어선다. 자신이 법을 어기면서도 자신 앞에 어그적 거리며 걷는 여행자에게 클랙션을 냅다 질러대면서 말이다. 해서 베트남은 아직은 아직도 멀었다는 생각을 다시 또 이 거리에서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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